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한다. 친구와 약속을 잡고, SNS에 글을 올리고,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렇게 하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는가?
예를 들어, 친구들과 즐겁게 놀고 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찾아오는 공허함이 있다. 아무리 대화가 즐거웠다 해도, 집에 도착한 순간 밀려오는 적막함을 피할 수 없다. 또, 연락이 닿지 않는 애인을 기다리는 시간. 불안함과 초조함이 더해지면서 외로움은 깊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외로움을 피하기 위해 더욱 사람을 만나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확인하며, 연락을 주고받으며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외로움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로움이 우리 삶을 조종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사람들은 흔히 ‘함께할 때 행복하다’고 믿는다. 이는 어느 정도 사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소속감을 통해 심리적인 만족을 얻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인관계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더 큰 외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대인관계를 원하지만, 실제로는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은 활동을 하면 정말로 외로움을 피할 수 있을까? 아니면, 외로움을 피하려 하기보다는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까?
고독과 외로움, 같은 감정일까?
사람들은 흔히 외로움과 고독을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만, 두 감정은 본질적으로 다르다. 외로움은 ‘나 혼자 남겨졌다’는 느낌에서 오는 감정이다. 반면, 고독은 ‘내가 선택한 혼자만의 시간’이다.
외로움은 불안과 함께 찾아온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 관계에서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외로움은 더욱 깊어진다. ‘나는 사랑받고 있을까?’,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할까?’, ‘나는 관계에서 소외된 것은 아닐까?’ 이런 고민들이 외로움을 부추긴다.
반면, 고독은 자발적인 선택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내면을 탐색하고,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능동적으로 활용한다.
흔히 ‘고독은 부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고독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더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외로운 사람들은 사고가 경직되어 창의력이 낮은 반면, 고독을 선택한 사람들은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한다고 한다.
고독한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사실 그렇지 않다. 고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건강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들은 물리적으로 혼자 있어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존재를 내면에서 떠올릴 수 있다. 이는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한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외로움을 받아들이고, 고독을 즐기는 법
많은 사람들은 외로움을 피하려고 한다. SNS를 확인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바쁘게 일정을 채우며 외로움을 느낄 틈을 주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들이 정말 외로움을 해결해줄까?
우리는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봐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혼자 있는 시간은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단순히 ‘혼자 남겨진 시간’이 아니라, ‘혼자 즐기는 시간’으로 바라본다면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다.
고독을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하기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일기를 쓰거나,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오늘 어떤 기분이었나?’,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했나?’ 이런 질문들을 통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창의적인 활동하기
고독한 시간은 창의력을 발휘할 좋은 기회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이 시간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발견할 수 있다.자연 속에서 혼자만의 시간 보내기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의 북적거림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책을 하거나, 조용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다.외로움을 억지로 피하려 하지 않기
외로움을 느낄 때, 그것을 억지로 없애려 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더 건강하게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된다.나는 외로운 것일까, 고독한 것일까?
외로움과 고독.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그 본질은 정반대다. 나는 지금 외로운 것일까, 고독한 것일까?
만약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애쓰고 있다면, 한 번쯤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자. 외로움을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인정하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을 고독으로 바꾸어 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탐색해보자.
외로움을 피하려 애쓰는 대신, 오히려 고독을 즐기는 법을 배운다면 우리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외로움이 고독으로 변하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