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칼럼 《뚫어냄의 철학 – 로또로 읽는 현대인의 욕망과 회복》5회차



 

삶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흔히 외부 환경을 원인으로 삼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 진짜 막힘은 ‘자기 자신과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 비롯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뚫어냄의 철학 중 세 번째 단계인 ‘연결’을 중심으로, 감정과 감각을 회복하고, 자기 존재를 다시 느끼는 일상의 방법들을 살펴본다. 연결은 기적이 아니라 연습이며, 자기 자신과 다시 이어질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삶을 주도하는 힘을 되찾는다.

연결의 회복


나와 다시 연결되는 순간 – 연결의 회복

삶은 외부의 사건보다도 내면의 상태에 따라 멈추기도 하고, 다시 흐르기도 한다.
무기력과 우울, 공허함의 정체는 종종 '자기 자신과의 단절'에서 시작된다.
뚫어냄의 세 번째 단계, '연결'은 감정, 감각, 존재를 통해
나와 나를 다시 잇는 조용한 회복의 기술이다.


1. 연결이 끊긴 삶: 멀어진 자기와의 거리

정체감 상실의 징후들

"내가 나인지 모르겠다."
"삶이 지나가는데, 나는 거기에 없는 것 같다."
이러한 느낌은 단순한 피로나 우울감을 넘어서
자기 존재와의 단절이 일어난 상태를 나타낸다.

이 단절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 감정이 잘 느껴지지 않음

  • 즐거움이 지속되지 않음

  • 자신에 대한 확신 부족

  • 관계에서 반복되는 소외감

우리는 외부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과는 연결되지 않은 채 살아간다.

이 disconnect 상태는 무기력의 핵심이고,
뚫어냄이 필요한 바로 그 지점이다.

감정과 감각의 단절

연결이 끊긴 상태는 감정 표현의 어려움으로도 나타난다.
“기쁘긴 한데, 기쁜 것 같지 않다.”
“화가 나는지, 슬픈 건지 모르겠다.”
이처럼 자기 감정을 모호하게 느끼는 것은
감정과 인식 사이에 틈이 벌어진 신호다.

또한 감각도 둔화된다.
피곤해도 피곤한지 모르고,
배가 고파도 식욕을 느끼지 못하며,
따뜻한 햇살에도 무감각해진다.

몸과 마음이 보내는 메시지를 읽지 못하는 상태,
이것이 단절이며, 회복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2. 감정과 감각을 통한 연결 회복

감정 기록 – 존재를 인식하는 첫 단계

감정과 다시 연결되기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은 ‘기록’이다.
매일 아침 혹은 자기 전, 감정을 단어로 표현하는 습관은
자기 자신과 다시 소통하는 연습이다.

  • 오늘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무엇이었나

  • 그 감정은 어떤 사건에서 비롯되었나

  • 나는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었는가

이 질문을 반복하면
감정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의 대상이 된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존재로서의 나’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

감각 회복 – 삶을 지금 이 순간에 연결하기

감정이 마음의 언어라면, 감각은 존재의 언어다.
감각을 회복하는 일은 곧
나라는 존재를 이 자리, 이 순간에 붙잡는 행위다.

  • 손끝의 촉감을 의식하며 컵을 들기

  • 햇살이 피부에 닿는 느낌 음미하기

  • 발바닥으로 땅의 감촉 느끼기

  • 호흡의 길이를 따라가 보기

이런 단순한 동작 하나하나가
삶과 나를 다시 연결시키는 ‘앵커’가 된다.

뚫어냄은 거대한 깨달음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감각으로 돌아오는 작고 반복된 행동이다.

루틴 – 연결을 유지하는 구조

연결은 한 번의 노력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지하기 위해선 반복 가능한 구조, 즉 루틴이 필요하다.

  • 매일 아침 같은 음악 듣기

  •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기

  • 주말마다 산책하기

  • 일기 쓰기

이러한 루틴은
삶과 나를 연결해주는 리듬이며,
단절을 예방하는 구조물이다.




3. 연결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존재감은 연결의 부산물이다

자기 자신과 연결된 사람은
외부의 평가나 비교, 시선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자기 존재’가 단단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에 무너지지 않고,
혼자 있어도 무의미하지 않으며,
의미 없는 시간에도 자기 감각을 잃지 않는다.

이런 존재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자신과의 연결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삶의 중심이 외부가 아니라 내면에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연결은 확장된다 – 관계와 삶에 파동을 준다

자기와 연결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깊이를 만든다.

  • 경청할 수 있고

  • 조급하지 않으며

  • 공감하면서도 자기 경계를 지킬 수 있다

이런 사람은 관계의 흐름을 조율할 줄 알며,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된다.

결국 뚫어냄은 나 혼자만의 회복이 아니라,
공동체의 회복으로 확장될 수 있는 흐름이다.


연결은 기적이 아니라 연습이다

삶이 멈춘 것 같은 날들이 반복될 때,
우리는 거대한 변화나 극적인 계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연결은 기적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인 반복과 따뜻한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

감정에 귀 기울이고,
감각에 집중하고,
루틴을 통해 리듬을 유지할 수 있을 때,
삶은 다시 흐르고,
나는 다시 살아 있는 사람이 된다.

내가 나와 연결되는 순간,
그 모든 막힘은 흐름의 시작점이 된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