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2의 첫 화에서는 한 가지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합니다. 딱지남(공유 분)이 노숙자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줍니다. “여기 빵이 있습니다. 그리고 복권이 있습니다.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고민 끝에 복권을 선택합니다. 혹시라도 당첨된다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과는 허망했습니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딱지남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선생님들께 기회를 드렸고, 선생님들은 선택을 했습니다. 이 빵을 버린 건 제가 아니라, 선생님들입니다.”
만약 당신에게 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당신은 빵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복권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 질문은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심리와 사고방식을 깊이 들여다보게 만드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1. 빵과 복권, 무엇을 선택할까?
이 질문을 단순히 ‘현재의 배고픔을 해결할 것이냐, 미래의 가능성에 걸어볼 것이냐’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선택은 단순한 문제를 넘어 더 깊은 심리적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사람들은 왜 복권을 선택할까?
복권을 선택하는 이유는 대부분 희망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이 어렵고 변화가 필요한 사람들은 작은 기회라도 잡으려 합니다. 복권이 당첨되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죠.
-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혹시라도 되면 큰돈을 벌 수 있잖아?”
- “이렇게 사느니 한 번 도전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심리학적으로 보면,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확률이 낮더라도 큰 보상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을 과대평가하는 것이죠. 이는 *희망 편향(Optimism Bias)*이라는 심리 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빵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반면, 빵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현실적인 관점을 가집니다. 지금 당장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확실한 선택을 하는 것이죠.
- “배고픈데 복권이 무슨 소용이야? 당장 먹고 살아야지.”
- “복권 당첨될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차라리 확실한 걸 택하는 게 낫지.”
이러한 사고방식은 *현실주의(Realism)*와 관련이 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죠.
2. 인간의 인지 체계와 선택의 심리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서도 서로 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우리가 정보를 해석하는 방식, 즉 *해석 수준(Construal Level)*과 관련이 있습니다.
해석 수준 이론(Construal Level Theory)이란?
해석 수준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대상과의 심리적 거리감에 따라 정보를 다르게 해석합니다.
- 상위 수준 해석: 먼 미래를 고려하는 경우, 더 추상적으로 사고합니다. “이 복권이 당첨되면 내 인생이 바뀔 거야.”
- 하위 수준 해석: 현재 상황을 고려하는 경우, 더 구체적으로 사고합니다. “지금 배고픈데, 빵이 필요해.”
즉, 심리적으로 거리가 먼 미래일수록 희망과 가능성에 집중하고, 가까운 현재일수록 실현 가능성과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시간 할인(Time Discounting) 효과
또한, 사람들은 현재의 가치를 미래보다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시간 할인이라고 하죠.
- “지금 당장 8만 원 받을래? 아니면 1년 뒤에 10만 원 받을래?”
-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의 8만 원을 선택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복권보다 빵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먼 미래의 가능성보다는 당장의 필요를 채우는 것이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죠.
3. 빵과 복권, 당신의 선택은?
어떤 선택이 더 옳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당신이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일 수는 있죠.
✔ 복권을 선택하는 사람 – 희망과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성향 ✔ 빵을 선택하는 사람 – 현실적인 선택을 하고 현재를 중시하는 성향
어쩌면 우리는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장의 안정을 택할 것인가, 혹은 불확실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꿈꿀 것인가. 이것은 단순히 빵과 복권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이라면 빵과 복권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