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칼럼 《뚫어냄의 철학 – 로또로 읽는 현대인의 욕망과 회복》7회차



 

돈이 많아지면 정말 삶이 자유로워질까? 로또라는 상징은 사람들의 삶과 의식을 단번에 바꾸는 부의 환상을 품고 있다. 하지만 ‘부’는 단순한 물질의 문제가 아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돈이 가지는 상징성과 심리적 영향, 그리고 자유와 통제를 동시에 가능케 하는 부의 양면성을 들여다본다. 진짜 부는 무엇인지, 자기 삶의 주도권을 가진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함께 묻는다.

부의 두얼굴


부의 진짜 비밀은 무엇일까 – 돈이 주는 자유와 통제의 양면성

로또는 단지 숫자 추첨이 아니다.
그 안에는 단숨에 부자가 되어 삶을 바꾸고 싶은
현대인의 집단적 환상이 숨어 있다.
그렇다면 묻자.
부자는 정말 자유로운가?
돈은 삶의 막힘을 뚫어낼 수 있는가?


1. 돈에 대한 환상과 심리

돈이 많아지면 자유로워질까?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돈만 있으면 회사를 그만둘 수 있을 텐데.”
“돈만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할 거야.”
이처럼 사람들은 돈을 **‘속박을 벗어나게 해주는 도구’**로 상상한다.

로또는 이러한 상상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체다.
노력 없이 큰돈을 얻게 되면
삶이 단숨에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매우 강력하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로또에 당첨된 많은 사람들은
몇 년 안에 파산하거나 관계의 어려움,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그 이유는,
돈이 삶을 바꾸는 ‘도구’는 될 수 있어도,
삶을 설계할 ‘능력’이나 ‘방향’이 없다면
그 도구는 오히려 사람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돈이 주는 또 다른 통제의 얼굴

돈은 자유를 주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또 다른 통제 장치가 되기도 한다.

  • 부자가 되면 더 많은 의무가 따라오고

  • 관계는 ‘사람’이 아닌 ‘자산’ 중심으로 바뀌며

  • 사회적 시선과 기대에 갇히게 되며

  • 가진 것을 잃을까 불안해지기도 한다

즉, 돈은 사람에게 선택지를 늘려주지만,
그 선택을 감당할 능력까지는 주지 않는다.

자기 내면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큰 돈은
자유보다 불안을 더 자극할 수 있다.


2. 부의 심리 구조와 자기 주도성

‘부자’에 투영된 감정들

사람들은 부자를 볼 때 다양한 감정을 투사한다.

  • 부러움

  • 질투

  • 동경

  • 혐오

이 감정의 혼재는
돈이라는 대상이 단순한 물질을 넘어
‘존재에 대한 가치’를 상징화하고 있기 때문
이다.

즉, 부자는 단순히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삶을 주도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부자라고 해서
자기 삶의 주도권을 모두 가진 것은 아니다.
많은 부자들이 외적 기준에 휘둘리고,
내면의 공허함을 해소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돈은 삶의 외적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삶의 의미나 감정, 정체성을 회복해주지는 않는다.

진짜 부는 ‘자기 결정력’에서 비롯된다

심리학에서는 자율성과 자기 결정성이
행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한다.

  • 내가 내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가

  • 누구와 함께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가

  •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돈이 많지 않아도 부유한 삶을 살고 있다.

진짜 부는 수치가 아니라
**삶의 선택지를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상태’**다.

이 자기 결정력이 없다면
돈은 단지 외부 조건의 장식에 불과하다.




3. 통제 아닌 주도권으로서의 부

통제감(Control)과 주도권(Ownership)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돈이 있으면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통제’는 외적 상황을 조절하는 것이고,
‘주도권’은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 돈이 많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어도

  • 삶의 우선순위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여전히 외부 중심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주도권은 다음과 같은 힘에서 나온다: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의 기준

  • 감정과 시간, 관계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

  • 삶의 방향에 대한 꾸준한 질문과 선택

이것이 바로 뚫어냄의 철학이 말하는 ‘삶의 부’다.

로또와 뚫어냄의 부 차이

로또는 ‘즉시적인 부’를 상징한다.
뚫어냄은 ‘지속가능한 부’를 지향한다.

로또는 외부로부터 오는 당첨이다.
뚫어냄은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회복이다.

로또는 인생을 ‘갈아엎을’ 수 있지만,
뚫어냄은 인생을 ‘다시 짜 맞출 수 있는 실력’을 만든다.

진짜 부는
외부의 결과가 아니라
삶을 다룰 수 있는 내부의 태도다.


부는 숫자가 아니라 방향이다

돈은 중요하다.
하지만 돈은 삶의 본질이 아니라 조건일 뿐이다.

돈이 없어서 불편할 수는 있어도,
돈이 많다고 삶이 자동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진짜 부는

  • 삶을 나답게 꾸릴 수 있는 힘

  • 감정을 다룰 수 있는 태도

  • 관계 안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존재감

  • 자기 리듬과 가치 기준을 잃지 않는 반복에서 비롯된다.

뚫어냄은
삶의 조건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꾸는 선택이다.

숫자는 빠르게 바뀌지만,
삶을 주도하는 감각은 천천히 만들어진다.

진짜 부는 그 감각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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